"롯데손보, 교통사고 나면 고객 압박…소송부터 걸어"

소송제기해 금융감독원 민원제기도 불가능하게 만들어

롯데손해보험은 고객과 보상에 대한 협상을 벌이기 전에 소송을 걸어 고객을 압박하는 수법으로 고객이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롯데손보가 자동차보험 보상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사고접수 후 피해자와 아무런 보상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소송부터 제기한 상태에서 보상 협의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소송을 '보상협상용 소비자 압박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16일 주장했다.

롯데손보 자동차보험을 가입한 김씨는 지난 7월 17일 저녁 경부고속도로 오산IC 부근에서 선행하는 외제차량과 추돌해 1000만원이상의 수리비가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전손처리 가능여부를 물었으나 롯데손보는 같은 달 24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하고 당일 피해자를 만나 보상안내를 했다.

결국 보상에 합의가 안돼 지난 8월 17일 김씨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소송에 제기돼 있다며 금감원은 민원을 종결처리했다. 김씨는 보상 협상 전에 민원을 제기하지도 못하게 미리 소송을 제기해 놓고 협상하는 보험사는 처음 봤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결정에 따르도록 횡포를 부리는 롯데손보를 이해 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고 금소연 측은 전했다.

금소연은 롯데손보가 보상협상 전 미리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는 소비자가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또 자금력과 정보력에서 유리한 보험사가 소송제도를 이용해 소비자를 압박해 보험금을 줄이는 등 보험사 의도대로 협상을 이끌기 위한 목적으로 제도를 악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롯데손보는 보상이 까다로운 사고 건에 대해서는 소송 제도를 악용해 미리 소송을 제기해 놓고 소비자를 압박하고 금감원의 민원은 회피하고 있다고 금소연은 주장했다.

이에 롯데손보는 지난해 금감원 민원평가등급 4등급을 기록했으며 민원 건수는 보유계약 10만건당 52건으로 업계평균 40건보다 30%이상 많은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지난 3분기까지는 총 1118건으로 이중 절반 이상이 자동차 보상과 관련된 민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중근 금소연 본부장은 "보험사가 피해자와의 협상이 어렵다고 무조건 소송을 제기하고 합의를 유도하는 것은 소송제도를 악용하는 보험사의 부당한 횡포"라며 "근절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상협상보다는 소송을 택하는 보험사의 행태와 수준이 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1차 민원을 보험사 자체적으로 처리하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금융당국을 지적했다.